어머니의 옷장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엄원용

어머니가 그러셨다

우리 집 정원에 목련가지 자라듯이

옷장도 자라고, 싱크대도 자라고,

신발장도 자꾸 자라나야

이제는 맨 꼭대기 넣어둔 신발을

꺼내기가 너무 어려워야

 

나도 어머니만큼 나이가 들었다.

정원의 목련은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고

옷장도 자라고, 싱크대도 자라고,

신발장도 자꾸 자라고 있었다.

이제는 맨 꼭대기에 넣어둔 신발은

까치발을 서야 겨우 꺼낼 수 있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