종소리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엄원용

더 큰 소리로 울어라

몸뚱이가 부서지듯

그러면

데엥 뎅- 데엥 뎅-

슬프게 운다.

 

그러다가 자지러지면

흐어엉- 흐어엉-

흐느끼듯 운다.

되도록

깊고 길게 울어라.

데 엥 뎅- 데 엥 데 엥-

흐어엉- 흐어엉 엉-

반복하여 작아졌다 커졌다

 

더 크게

계속해서

끊어질 듯 말듯

큰 소리로 가는 소리로 울어라.

 

실컷 울고 나면

지상에서 하늘로

올려 퍼지는 통곡은 끝이 나고

한은 실타래처럼 풀어지고

아픔도 끝이 나고

울음마저 흩어져 남지 않는다.

 

비로소

허공에

홀로 덩그마니 매달린

, 텅 빈 가슴

적막 중에 찾아오는 이 허탈감